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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반해 버린 더운 나라 아이들, 2018 드림 프로그램 in 평★창
더운 나라 청소년들 평창 올림픽 현장서 '드림 프로그램'25개국 109명 겨울 스포츠 훈련… 민속촌·쇼핑 등 한국 문화 탐방도
"부드러운 눈(雪) 위에 있는 촉감이 정말 좋아요."
태어나서 처음 눈을 보니 "꿈 같다"는 소년. 당연히 스키를 배우는 것도 처음이다. 그의 옆에는 시끌벅적 웃으며 스키 리프트에 올라탈 준비를 하는 청소년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태국·캄보디아·브라질 등 날씨가 더운 나라에서 왔다. 한국에서 난생처음 눈 구경을 한다며 내내 들뜬 얼굴이었다
지난 20일 찾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한참 지난 탓에 주변은 썰렁했다. 그런데 알펜시아 스키장에 들어서니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파란 스키복에 노란 번호표를 달고 코치를 따라다니는 스키·스노보드 새내기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스키장이 후끈했다.
'첫 눈'에 반했어
2018 드림 프로그램(Dream Program)은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의 개발도상국 청소년들을 한국에 데려와 스포츠를 체험할 기회를 주는 행사다. 이 프로그램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뿌리를 함께한다. 2004년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동계스포츠의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이 행사를 시작했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25개국에서 장애인 19명을 포함한 총 109명의 참가자가 평창을 방문해 지난 10일부터 2주간 머물렀다. 13~21세의 참가자들은 각국 올림픽위원회의 추천과 강원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 초청받았다. 자국에서 육상 등 다른 종목의 국가대표인 참가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청소년이다. 이들은 스키·스노보드·크로스컨트리 등 동계 스포츠 중 한 종목을 선택해 훈련했다. 비용은 전액 무료다
20일 오후, 참가자들은 마지막 훈련을 받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코치를 따라 'S'자로 곡선을 그리며 차례로 슬로프를 내려왔다. 스키·스노보드를 배운 지 2주가 채 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능숙했다. 이제 초급자 코스는 너무 쉽다는 듯 중·상급자 코스는 물론 최상급자 코스에 줄을 서는 참가자도 있었다. 과테말라에서 온 파울라(15) 양은 "눈 위에서 해보는 운동은 처음이지만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드림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동계 스포츠에 계속 도전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했다.
일반인에게도 생소한 크로스컨트리(자연 지형 코스에서 타는 스키)를 전용 훈련장에서 배우는 학생도 있었다. 브라질에서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동하는 구스타브(14) 군은 "브라질에서는 차가 달리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바퀴 달린 스케이트로 연습한다"며 "눈 위에서 달려보니 내 꿈이 더 단단해졌다"고 했다.
눈이 좋아서, 한국이 좋아서
드림 프로그램에는 한국민속촌에서 한복을 입어 보는 등 우리나라 문화를 체험하고 다른 도시를 방문하는 일정도 있다. 이해규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 주무관은 "문화 탐방이 스포츠 훈련만큼이나 인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산이 아름다워서,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놀이공원을 실제로 가보고 싶어서, 한국에서 쇼핑하고 싶어서 등 참가자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한 이유는 다양했다. 오래전부터 한국을 좋아해 태권도를 배웠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코스타리카에서 온 아드리안(15)군은 "눈이 쌓인 평창도 아름답지만,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구스타브 군은 "이 프로그램을 먼저 체험한 친구가 추천해서 왔다"며 "나도 브라질에 돌아가면 다른 친구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맛보러 꼭 한 번은 가보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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